새벽 버스 안에서

설레임이 짜증으로 바뀌는 것도 한순간.
뒤에 있는 남자는 버스 출발하자마자 미친듯이 코를 골기 시작했고
옆에 여자는 랩톱을 꺼내어 드라마를 보고 있다.
낯선 이와 나 사이에 암묵적으로 침범하지 말아야 할 거리/반경이 사람마다 다르단걸 느낀다. 가령 팔꿈치가 살짝만 닿아도 흠칫하는 나에 반해 옆좌석의 여자는 마치 내가 옆에 없단 듯이 행동한다.
무더운 여름 감옥에선 다른 수감자들이 또다른 36.5도 짜리 열덩이로 밖에 느껴지질 않아서 슬프다고, 그래서 겨울이 더 좋다고 한 신영복 선생님 글이 문득 생각났다
모두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는 것 외에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사람들. 오늘 처음 만나 적어도 내 관점에선 내게 여러모로 민폐를 끼치고 있는 중인 이 사람들을 더불어 사는 세상이란 이유로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 걸까. 
나 빼고 다 잘 자고 있는 것 같다.
주말 여행, 시간 좀 아껴보겠다고 굳이 탄 새벽버스 안에서. a.m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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