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을 시작한지가 얼추 4개월정도 된 듯 싶다.

오래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걸 시작한 이유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거기 있어서였다.
SNS는 결국 주변 사람들의 소식을 받고 전하는 용도니까. 황량해진 페이스북에서 계속 기웃거리는 건 더이상 내게 있어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난 기본적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 사람이 아니다. 딱히 잘 찍는 편도 아니고 하물며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종류의 시크하고 이쁜 그런 사진은 더더욱.

그러고보니 근래에 들어서 내게 SNS는 내 생각을 표출하기 위한 창구로 더 많이 사용되어 왔던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똑같이 한다. (그래서 성의 없게 사진을 툭 던져놓고 장문의 글을 쓰는 나를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뭔가 난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같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이따끔 친구들의 계정에 들어가 보면 어떻게하면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진심으로 경이롭다. 필시 누구에게나 삶이 항상 그렇게 시크하고 이쁘고 맨질맨질한 것은 아닐탠데 인스타그램에서 그런 생각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장문의 글이나 깊은 속마음을 꺼내는 일 같은 것들도 별 가치가 없다. (물론 가끔 내 꾸질꾸질한 생각을 수고스럽게 읽어주는 친절한 사람들도 있다) 인스타그램 위의 삶은 그저 쿨하고 미니멀리스틱하며 남들에게 보여질 만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고 그걸 딱히 비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난 그냥 거기 있으면 왠지 모르게 좀 답답하다. 그냥 좀 더 날것의 나를 꺼내 놓고 싶다. 그래서 먹은 음식이나 볼거리를 내놓았던 게 갑자기 뭔가 겸연쩍어서 모두 지웠다.

누가 굳이 읽어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쿨하지 않다. 누가 읽어줬으면 좋겠고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좀 슬플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내가 아직 살아있다고, 존재한다고 알려주고 싶고 확인 받고 싶어서 계속 뭔가를 끄적이고 있는 이런 자기모순을 매번 마주해야하는 게 아프고 슬프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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