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도 없이 깨어난 새벽6시에 나는 지금이라도 면접을 취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 밤부터 난 면접 준비보다 이 생각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다시 누군가에게 나를 애써 증명해야하고 판단 받는 자리라니. 우리의 언어는 늘 자기를 증명하려는 욕구들로 가득차 있는데 막상 드러내놓고 증명하라면 낯뜨겁고 고역스럽단게 이것 참 우스운 일이 아닌가. 면접은 면접관의 눈을 빌려 나를 마주하는 자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 2년간 난 뭘 한건지, 모든게 분명해지는 시간. 도망치고 싶다, 라고 생각했다. 옷매무새를 고치고 허겁지겁 음식을 우겨넣으며 웨스트민스터로, 나는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무언가에게 이끌려 가는 기분이었고 출근길 직장인들 사이를 힘겹게 뚫어 도착한 그곳에서 난 어쩌면 내게도 작은 절실함 같은 게 생긴게 아닐까 생각했다. 어떻게든 이 자리에 계속 서야한다. 결과야 어쨌든, 잘 떠밀려 간 나에게 오늘 하루만은 작은 격려와 감사의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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