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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도망치려다 우연히 만나게 된 노파가 병원에서 아들의 행방을 찾는 그 장면부터 울었다. 그리고 계속 울었다. 그건 아마도 총 앞에서 힘 없이 쓰러져간 사람들, 죽을만큼 두려웠지만 인간 내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 여전히 믿고 싶은) 그 소리를 외면하지 못해 그곳에 서있기를 선택한 그들, 그 얼굴에서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김xx, 박xx 같은 이름이 아니라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뭉개져 그저 ‘시체’로 기억되어 있던 그 책자속의 얼굴들을 비로소 마주한 듯한 그 기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영어제목은 ‘A Taxi Driver’. 즉, ‘한 택시운전사’이다. 고유명사로서의 ‘The’ 택시운전사, 슈퍼히어로가 아닌 수 많은 택시운전사들 중 하나일 뿐이란 점은 아마도 번역자가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가지고 있단 점을 시사한다. 마지막까지 본명조차 밝혀지지 않은 택시 드라이버는 2017의 오늘을 살고 있는 내게 묻고 있다. 너는, 어디에 서 있겠느냐고. 너도 순천에서 유턴해 돌아오겠느냐라고. (그런 의미에서 영화속 송강호가 총알 사이를 뚫고 부상자를 영웅적으로 구출해 내는 그런 장면은 없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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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는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갈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소년이온다,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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